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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KE/BIKE REVIEW

두카티, 경험을 파는 프리미엄 브랜드

by lucid584 2021. 7.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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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카티를 타면서 새로운 것을 경험한다. 프리미엄 모터사이클 브랜드이기에 가능한 섬세한 경험. 아니, 이런 노하우가 있기에 프리미엄 브랜드라고 불리게 된 것일지도…

기본형 시트는 높이가 20mm 높아질 뿐이지만, 라이딩 포지션이 훨씬 편하고 좋다. 쿠션감도 뛰어나서 장거리 주행에 엉덩이가 덜 아프다. 키가 175cm 이상이라면 강력 추천

 

문 앞에 커다란 상자가 보였다. 모터사이클 엔진이 들어갈 만큼 컸다. 그래서 선명하게 새겨진 두카티 로고를 보고도 내용물이 무엇인지 쉽게 판단하기 어려웠다. 박스를 열어보니 텅 빈 공간에 특수 포장된 비닐 덩어리가 있었다. 길이가 약 50cm 정도 되는 시트였다. 한국에서 판매하는 두카티 멀티스트라다 950S에는 로우 시트가 기본으로 달린다. 그래서 몇 주 전에 포지션이 20mm 높아지는 기본 높이의 시트를 추가 주문한 것이었다.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부품의 패키징이었다. 박스 안에는 높이 30cm 종이 합판 두 개가 위아래로 결합하는 형태로 조립되어 있었다. 합판 가운데는 단단한 장력의 비닐이 달렸다. 그 비닐이 위아래로 결합되며 시트가 공중에 떠 있는 구조로 포장됐다. 시트 같은 단순 부품을 이렇게 정성껏 포장했다는 사실이 놀랍다.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새로운 경험이었다. 영감을 받았다고 할까나? 작지만 뛰어난 디테일을 통해서 두카티가 나에게 강렬한 영감을 준 것이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서비스, 마케팅, 제품까지. 이렇게 뛰어난 경험을 한 소비자는 그만큼 수준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브랜드가 제공한 이런 경험을 통해 누군가의 라이프 스타일(혹은 업무)의 질도 자연스럽게 높아질 것이라고. 흔히 ‘프리미엄 브랜드는 경험을 판다.’고 설명한다. 제품 외에 여러 방면에서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두카티를 탄지 단 두 달 만에 그 말에 공감할 수 있었다. 지난 11년간 모터사이클을 타며 여러 매장을 방문하고, 서비스를 받아본 경험을 바탕으로 비교해보면 이렇다.

첫째, 매장이나 서비스센터 응대가 대단히 체계적이다. 서울 두카티 매장의 경우 입구에서부터 마주치는 모든 직원이 마치 나를 아는 것처럼 반갑게 인사를 한다. 제품 판매 부서뿐 아니라, 그냥 지나치는 서비스 센터 직원도 마찬가지다. 아주 사소한 일이지만, 이런 응대 방식은 고객 입장에서 큰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동시에 이 그룹에 일원이 된 것처럼 자신감도 느낄 수 있다. 그만큼 매장에 머무는 시간도 길어졌다는 생각이다.

둘째, 서비스 센터의 친절도와 반응 속도도 눈에 띄게 빠르다. 지난 두 달간 950S에 신규 액세서리와 간단한 정비를 받으러 센터에 세 차례나 들렸다. 모두 당일 오전에 예약했고, 오후에 입고한 후 나중에 찾겠다고 했다. 당일 예약했으니 정비 스케줄에 따라 꽤 오래 걸릴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세 번 모두 다음날 오전/오후에 작업이 끝났다고 전화를 받았다. 그동안 내가 경험한 타 브랜드의 모터사이클 서비스센터는 엔진 오일을 갈거나 경정비를 받는데 평균 2~3일, 서스펜션이나 체인 오버홀 등은 5~7일 정도가 걸렸다(당일 예약 기준). 이건 작업에 필요한 시간뿐 아니라 작업이 밀려있거나 부품 재고 확보에 걸린 시간도 포함이다. 반면 두카티 서비스 센터는 달랐다. 아주 신속하게 서비스가 처리됐다. 

950S에 엔듀로 패키지를 달았다. 엔진과 인터쿨러 가드, 안개등, 스텝 세트로 구성된다

 

셋째, 소비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브랜딩을 다듬는다. 950S를 구입하고 한 달쯤 후에 두카티 본사라면서 한국말을 하는 누군가에게 전화가 왔다.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싱가포르에 있는 리서치 담당 부서였던 것 같다. 제품을 출고한 고객에게 전화해서 한국 매장에서 경험한 것에 대해 묻고 10여 가지 항목에 점수를 주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전화를 약 10분 정도 하면서 느낀 것은, 단순한 형식이 아니라는 것이다. 상담을 맡은 직원은 정해진 질문을 기계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었다. 질문 외에 자신이 궁금한 것도 물어보기도 하고, 반대로 내가 궁금한 것들에 대해 답을 해주기도 했다. 지금까지 여러 제품을 구입해봤지만, 이렇게 내가 경험한 것에 대해 꼼꼼히 신경 쓴 브랜드가 있었을까? 생각해봤지만 거의 없었다는 결론이다.

내가 지난 두 달간 경험한 것이 두카티 브랜드의 전부는 아닐 것이다. 그런데도 벌써 두카티가 왜 프리미엄 브랜드인지 알 수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는 경험을 판다.’ 그 말이 맞다. 두카티는 그런 수식에 어울린다.

2020 DUCATI MULTISTRADA 950S

엔진 형식 수랭 4스트로크 L형 2기통 데스모드로믹 4밸브 보어×스트로크 94×67.5(mm) 배기량 937cc 압축비 12.6:1 최고출력 113마력/9,000rpm 최대토크 96Nm/7,750rpm 시동 방식 셀프 스타터 연료 공급 방식 전자식 퓨얼 인젝션 연료 탱크 용량 20ℓ 변속 방식 6단 리턴, 퀵시프터 최종구동 체인구동 서스펜션 (F) 텔레스코픽 도립 세미 액티브 서스펜션 (R) 모노쇽 스윙암 세미 액티브 서스펜션 타이어 사이즈 (F)120/70ZR19 (R)170/60ZR17 브레이크 (F)320mm 더블 디스크, ABS, 4피스톤 브램보 고정형 캘리퍼 (R)265mm 싱글, 2피스톤 브램보 부동형 캘리퍼 휠베이스 1,594mm 시트 높이 840mm 차량 중량 227kg 판매 가격 레드 2420만, 그레이 2450만 원

 

 

출처 : 모터바이크http://www.mbzine.com/archives/137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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