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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KE/BIKE REVIEW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는 카페레이서, 트라이엄프 스럭스턴 RS

by lucid584 2021. 7.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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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는 카페레이서

TRIUMPH
THRUXTON RS

트라이엄프 스럭스턴은 카페레이서 바이크를 이야기할 때 빼 놓을 수 없는 모델이다. 트라이엄프는 1960년부터 움트기 시작한 카페레이서 문화의 중심에 있던 브랜드다. 그리고 스럭스턴RS 카페레이서라는 과거의 유산을 현재로 끌고 와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다

모던클래식 라인의 병렬2기통 엔진은 성능에 비해 짜릿함은 부족하다고 생각했는데 그 부족한 짜릿함이 여기에 있었다

1965년 트라이엄프는 본네빌을 베이스로 프로덕션 레이스 머신을 만들었다. 그 것이 바로 ‘스럭스턴 본네빌’로 경기가 열렸던 스럭스턴 서킷에서 따온 이름을 붙였다. 이 바이크는 이후 탄생한 수많은 카페레이서들에 영감을 주게 된다. 시간이 흘러 2004년, 본네빌에 카페레이서 무드를 가미한 스럭스턴900을 출시하며 이 이름이 다시 쓰이게 된다. 이후 2016년 새로운 수랭 엔진과 함께 업그레이드 된 것이 스럭스턴 1200이고 이어서 고사양 버전인 스럭스턴 R과 현재의 스럭스턴 RS까지, 정통 카페레이서의 계보를 이어오고 있다. 그 시작점인 1965년 스럭스턴 본네빌과 현재의 스럭스턴RS를 비교해본다면 놀라울 만큼 닮아있어 트라이엄프가 지켜온 유산의 흔적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이렇게 긴 역사에 비해 개인적으로는 그동안 트라이엄프 스럭스턴 시리즈와는 유독 인연이 없었다. 오랜 시간 공식수입원의 부재로 트라이엄프 자체가 희귀했던 한국에서는 타볼 기회도 없었고 트라이엄프 코리아가 들어오며 출시한 스럭스턴R은 오랜 시간 출시를 갈망해오던 라이더들에게 불티나게 팔려나가며 시승차를 만들기도 전에 동이 나버린 탓이다. 그래서 그동안 스피드 트윈과 본네빌 T120 등 트라이엄프의 모던 클래식 라인을 통해 코끼리 다리 만지듯 상상해 오고 있었다. 그래서 이번 테스트가 사실상 첫 경험이다. 그래서일까 간만에 주행을 앞두고 설레는 기분을 느꼈다.

스럭스턴 RS

주행 전에 스럭스턴 RS에 대해 먼저 설명이 필요하다. 스럭스턴 1200을 기본으로 브레이크와 서스펜션 등 성능을 위한 고성능 파츠를 추가한 것이 스럭스턴R이고 이 R을 더욱 강력하게 업그레이드 한 것이 RS다. 기존의 스럭스턴R과 외형상의 변경점은 엔진 커버와 휠 등을 블랙으로 칠하고 리어의 올린즈 서스펜션을 신형으로 변경한 것이다. 또한 기존의 브램보 모노블럭 M4캘리퍼는 모노블럭 M50 브레이크 캘리퍼로 변경 되었다. 속을 들여다보면 출력은 8마력 높인 105마력이 되었다. 토크는 112Nm로 동일하지만 최대토크 시점을 700rpm낮추었다. 마그네슘 캠커버를 사용하고, 엔진 커버의 두께를 줄이는 등 곳곳의 다이어트를 통해 건조중량은 6kg감량한 197kg이 되었다. 이 모든 것이 유로5라는 엄격한 환경규제에 대응하며 이뤄진 것이다.

완성도 높은 디자인의 계기반과 광택을 낸 탑브리지가 라이더의 눈을 즐겁게 한다

조약돌처럼 다듬어진 연료탱크와 몬짜 스타일의 연료 주입구, 그리고 금속 재질의 탱크 스트랩까지 고전미를 가득 담고 있다

 

카페레이서 카테고리에서 스럭스턴RS의 스타일은 완벽하고 그야말로 교과서적이다. 엔진의 형상과 존재감은 물론 연료탱크형상과 시트와 비례도 좋다. 여기에 차체를 구성하는 부품들의 마감에서 느껴지는 높은 완성도는 바이크의 가치를 높인다. 고급스러운 페인팅과 헤어라인 처리된 스테인레스, 버핑작업으로 광택을 낸 알루미늄 등 다양한 재질감의 소재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점도 그렇다. 특히 배기가스와 소음규제를 충족시키기 위해 중통과 촉매가 붙을 수 밖에 없는 배기시스템이지만 겉으로 보이는 매니폴드 라인은 매끈하게 살리고 지저분한 것은 안으로 감추는 노력에서 트라이엄프의 고집을 느낄 수 있었다. 디테일에서 도립식 포크나 래디얼 캘리퍼 등의 고성능 파츠들 덕분에 지나치게 현대적인 바이크의 느낌이 들지만 고성능 모델을 추구하는RS에는 아주 잘 어울리는 설정으로 보인다.

다루기 쉬운 주행감각

첫 주행에서 놀랐던 점은 차체가 생각이상으로 콤팩트하다는 것이다. 특히 폭이 아주 좁게 느껴졌다. 다리 사이에 느껴지는 차체의 폭은 눈으로 보아오던 모습보다 훨씬 작게 느껴진다. 덕분에 높이에 비해 발착지성도 좋은 편이다. 본네빌에 비해 길어진 탱크 때문에 핸들이 살짝 멀어졌지만 막상 주행 자세를 취해보니 적당한 거리가 편안하게 느껴진다. 클립온 핸들바의 높이도 몸이 앞으로 자연스럽게 수그리지만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이다. 슈퍼바이크나 본격적인 카페레이서 세팅에 비하면 장거리 투어도 가뿐한 포지션이다.

헤어라인으로 마감된 순정 머플러는 튜닝의 필요성을 못 느끼게 한다

간결한 구조지만 완성도가 높게 느껴지는 파이널 드라이브

 

엔진 필링은 저회전에서 부드럽지만 회전수가 올라갈수록 앙칼진 느낌을 준다. 토크의 상승은 직선적이다. 1단에서의 짧은 기어비로 출발이 편하고 저속 주행이 편안하며 다루기 쉽다고 느껴진다. 여기서 기어를 2단으로 올리는 순간 기어비가 훅 길어진다. 덕분에 속도를 훅 붙이는 상쾌한 가속감이 좋다. 짧은 호흡이 이어지는 와인딩 로드는 2단 기어만으로 커버할 수 있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h까지 3.5초 만에 가속하고 엔진회전은 8,000rpm까지 돈다. 회전수가 올라가면 토크가 주춤하는 T120과 달리 고회전에서 토크가 쭉쭉 뻗는다. 이때의 감각은 스피드트윈과도 달랐다. 모던클래식 라인의 병렬2기통 엔진은 성능에 비해 짜릿함은 부족하다고 생각했는데 그 부족한 짜릿함이 여기에 있었다.

메첼러 레이스텍RR타이어를 기본으로 장착한다

 

스타일은 고전적이면서도 주행성능은 화끈했다. 촬영한 주행 사진에서 헬멧 안의 표정이 예상될까 모르겠다. 헬멧에 클리어 쉴드로 탔다면 실실 웃고 있는 얼굴이 보였을 것이다. 테스트보다는 즐기는 입장이었다. 코너에서 라인을 그리는 방식이 이처럼 세련된 클래식 바이크라니! 기본으로 장착된 타이어가 메첼러의 레이스텍RR K3로 도로에서 트랙주행까지 커버하는 하이그립 타이어다. 전후 휠이 스포츠 사양의 17인치로 스포츠바이크용 하이그립 타이어의 선택이 얼마든지 가능한 것도 스럭스턴RS의 장점이다. 온도가 적당히 오른 레이스텍RR은 코너를 돌때도 좌우로는 미동도 하지 않고 오로지 차체가 그리는 라인만 따라간다. 코너를 탈출하며 가속할 때 호쾌한 출력이 다시금 빛을 발한다. 

320mm의 대구경 디스크에 브렘보 M50캘리퍼의 조합은 강력한 제동력을 보여준다

 

제동력은 또 어떤가. 스럭스턴RS에 장착된 브렘보 M50캘리퍼는 슈퍼바이크에 장착되던 캘리퍼로 성능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제동력 보다는 브레이크 답력의 섬세한 제어를 우선으로 하는 세팅으로 미세 조작에서의 반응이 훌륭했다. 그래도 강력한 제동력은 기본이라 언제나 손가락 하나만 얹어둬도 마음이 든든했다.

피기백 타입의 올린즈 트윈쇽은 컴프레스와 리바운드 댐핑과 프리로드를 조절 할 수 있는 본격적인 사양이다

 

전후 서스펜션 세팅 역시 훌륭하다. 리어에 올린즈를 장착하고 있기 때문에 금색의 프런트 포크 역시 올린즈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쇼와제라는 점이 반전이다. 처음 그 사실을 알았을 때는 속은 기분까지 들었다. 물론 쇼와의 빅 피스톤 포크BPF도 충분히 훌륭한 성능을 내는 고성능 제품이다. 전후 서스펜션 모두 기본 세팅이 살짝 딱딱하게 느껴지긴 하지만 고속 코너와 저속 헤어핀 등을 공략할 때 타이어를 노면에 붙이는 실력은 상당하다.

LED 주간주행등DRL을 포함한 헤드라이트

투톤의 시트는 미끄럼 방지 소재로 하체 홀딩을 돕는다

 

주행 성능에서 유일한 불만은 퀵시프트가 없다는 것이었다. 기본적으로 클래식 스타일이니 없는 게 당연하다고도 할 수 있지만 트라이엄프의 다른 RS모델은 전부 퀵시프트가 기본으로 장착되고 있고 스럭스턴 RS역시 달리기 성능만 보면 퀵시프트가 충분히 어울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 사실 전자장비라면 이미 충분히 탑재하고 있다. ABS는 기본이고 전자식 스로틀에 3가지 주행모드와 트랙션컨트롤까지 갖추고 있으니 말이다. 그밖에는 전체적으로 얄미울 정도로 좋았다. 클래식 바이크다운 허술함이 전혀 없다는 것이 오히려 단점처럼 느껴질 정도다. 다루기 쉽고 무척 빠르다. 현재 카페레이서 스타일을 표방하는 모델 중 트랙에서 경쟁하며 달렸을 때 가장 빠를 것 같은 바이크다. 그만큼 성능 면에서 만족도가 큰 카페레이서였다.

진한 달콤함

개인적으로 카페레이서 스타일을 좋아한다. 고전적인 스타일에 빠르기를 추구하며 만들어진 극단적인 요소들이 합쳐진 것이 좋다. 원래 카페레이서는 허리를 포기하는 것 같은 극단적인 포지션과 옛 바이크 특유의 불안함을 지니고 달리다 보면 1시간을 타도 10시간 바이크 탄 것 같이 느껴진다. 마치 커피 중에서도 에스프레소, 아니 그보다 더 진하게 내린 리스트레토 같은 진함이다. 대부분의 라이더가 카페레이서가 어렵다고 느끼는 점도 바로 이런 진한 설정 때문이다. 하지만 스럭스턴RS는 정말 편한 카페레이서였다. 비유하자면 에스프레소에서 진함을 덜어내지 않으면서도 달콤한 크림을 살짝 더해 마시기 쉽게 만든 에스프레소 콘 판나 같은 녀석이랄까.

사실 이번 테스트 주행에서 스럭스턴RS를 담당하지 않으려는 마음이 컸다. 개인적으로는 오랜 시간 위시리스트 상단을 차지하고 있던 스럭스턴이라 직접 타게 되면 분명 마음에 들테고, 사고 싶어질게 뻔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직접 확인한 스럭스턴RS는 상상보다 더 괜찮았다. 물론 여기저기 손대서 취향대로 더 진하게 만들고 싶은 마음도 꿈틀댄다. 트라이엄프도 그런 욕망을 예상하고 자신의 스타일로 꾸밀 수 있는 순정 액세서리를 80가지 이상 준비해두었다고 한다. 아, 지름신으로부터 빠져나갈 구멍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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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UMPH THRUXTON RS

엔진 형식 수랭 4스트로크 2기통 OHV   보어×스트로크 97.6 × 80 (mm)   배기량 1,200cc   압축비 12.1:1   최고출력 105 PS / 7,500rpm   최대토크 112Nm / 4,250rpm   시동방식 셀프스타터   연료공급방식 전자제어 연료분사식   연료탱크용량 14.5ℓ   변속기 6단 리턴   서스펜션 (F)쇼와 43mm 도립식 (R)올린즈 트윈쇽 스윙암   타이어 사이즈 (F)120/70 ZR17 (R)160/60 ZR17   브레이크 (F)320mm 더블 디스크 (R)220mm 싱글 디스크   휠베이스 1,415mm   시트고 810mm   건조중량 197kg   판매 가격 2,330만 원

 

 

출처 : 모터바이크 - http://www.mbzine.com/archives/15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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